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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그리고 기존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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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은 많은 사람들에게 애증의 장소입니다. 어릴적 은행에서 첫 통장을 기쁨을 맛봤기도 했으며 내 이름으로 된 현금카드를 받는 기쁨을 누리기도 한 장소 였습니다. ATM 기에 내 이름이 들어간 카드를 넣고 만원이 들어있는 내 용돈을 확인 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놀이였던 것이죠. 어린시절 종이통장에 찍힌 돈을 보는것은 뭔가 마음 한쪽 구석을 뿌듯하게 하는 힘이 있었습니다.


사회 초년생 시절 첫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러 갔을때 친절했던 은행원은 급하게 빵꾸가 난 카드값을 해결하게 해준 고마운 존재였으며 전세자금 대출을 받으러 갔을때에는 생각보다 뻣뻣한 태도에 이미지가 안좋아 지기도 하고, 적금통장 만기를 타러 갈때에는 기쁜마음에 방문하기도 했었고  펀드, ELS 등 잘 알수 없는 용어로 만들어진 파생상품 끼워 팔기 시도에 기존 은행들에대해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은행은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는 애증의 관계를 가지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저금리 시대에 파생상품 판매는 은행에서 생존을 위한 문제입니다. 문제는 한번 큰 손실이 나면 은행에 대한 신뢰는 사라져 버립니다.



은행들도 나름 사정이 있는것이 제로금리 시대에 나름대로 수익을 유지 하려고 상품을 다양화 하여 상품 수수료마진을 늘리려 노력한 결과로 보이며 DLS/ELS 등의 파생상품의 대규모 손실등이 한번 발생하면 엄청난 비난을 당하고, 예대마진 비율을 늘리면 이자장사만 하는 혁신없는 기업으로 낙인 찍히기 때문에 사실 진퇴양난 일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미워도 우리의 인생에서 은행은 떼어놓고 생각 할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가장 안전하게 우리 돈을 지켜주고 있기 때문이죠.




약 2-3년전 쯤 정부에서는 은산분리 정책 완화로 탄생했던 카카오뱅크는 사실 기존 금융권에서는 찻잔속 태풍으로 생각 했었습니다. 사람들이 인터넷은행을 얼마나 신뢰를 가지고 자신의 소중한 돈을 맡기겠느냐 말이죠. 하지만 카카오뱅크 사용자는 2000만명을 넘어섰고 이제는 더이상 찻잔속 태풍은 아닌것으로  보입니다.


저 역시 주거래 은행으로 카카오뱅크는 2년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만족도가 높고 사용성이 좋아 기존 은행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마 은행들은 정말 긴장 많이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은행앱 로그인보다 빠른 계좌개설


우리가 은행 앱을 사용 하면서 불편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공인인증서 계좌비밀번호 + 계좌비밀번호 + 가끔 필요한 인터넷 로그인 아이디 비밀번호 + 거기다 각종 보안 프로그램으로 인한 느림이 있죠.. 요즘은 기존은행 앱들도 지문인증 이나 페이스ID 를 지원 하지만 기존 인증방식에 한가지를 추가한 느낌이 들게 됩니다. 비대면 계좌개설도 있긴 하지만 절차가 쉽지많은 않습니다. 누가써도 일반적인 앱에비해 느리고 로딩이 많습니다.  카카오뱅크는 단톡방 만드는 것 만큼 계좌개설이 빠릅니다. 이런 앱 사용성에서 큰 차이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에서 거주하는 만큼 인터넷속도가 한국만큼 빠르지 않아 각 앱 접속시 가볍게 만들어진 앱과 무겁게 제작한 앱의 사용성을 확실히 체감할 수 있는데 카카오뱅크 앱은 해외에서 접속해도 한국에서 접속하는 것도 속도차이가 없습니다.


소소하지만 뿌듯함을 느끼게 해주는 실시간 쌓인이자.


또한 기존 사용자들 사이에서 소소하지만 지금까지 불편해 했던 기능들을 개선 했습니다. 이를테면 몇백원 몇천원씩 들어있는 휴먼계좌의 통장들이 많을텐데 저금통이란 이름으로 이러한 잔돈을 자동으로 모아줘서 관리를 해주고 있으며 목돈으로 만들어 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예/적금 통장에서도 일정량의 돈을 긴급출금 할 수 있는 기능도 있으며 현재 내 적금통장에서 실시간으로 얼마가 쌓이고 있는지 보여주는것도 참 좋습니다. 소소하지만 좀 더 내가 돈을 모으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만듭니다. 


국내은행의 휴면계좌에 있는 전체 금액은 총 2000억원으로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이러한 돈을 찾아주지 않는 은행에 대한 약간의 미움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은행은 어찌보면 블로소득 같은 금액이기도 하고요. 카카오뱅크는 이러한 돈을 저금통 이라는 이름으로 모아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은 소비자에겐 큰 이득이 되지 않지만 뭔가 소비자를 위한 기능이라는 느낌이 들게 만듭니다.


또한 동호회나 모임등에서 가장 크고작은 사고가 많이나는 운영비 통장역시 모임통장 기능을 통해 서로 통장상태를 확인하며 운영할 수 있게 기능을 제공 합니다. 정말 크고작은 금융거래에서 기존에 불명확하거나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주는 느낌입니다.


기존의 은행 앱과 서비스가 내 통장에 현재 얼마가 있고 이체가 얼마나 가능한지 확인을 어렵게 하여 내 돈의 이동을 최대한 막고있는 느낌이라면 카카오뱅크는 한눈에 계좌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모든 처리등이 빠릿빠릿하게 진행됩니다.


슬라이드 : 서비스와 기존은행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기존의 은행 앱들은 1가지 플랫폼으로 앱을 개발하고 안드로이드 와 iOS 에서 동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이브리드 앱 형태로 개발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기존 은행앱에 접속하면 앱의 느낌 보다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클릭하는 느낌이 듭니다. 반응은 안드로이드/iOS 에 맞게 개발한 네이티브 앱에 비해 반응성이 현저히 떨어지죠. 이렇게 개발을 하게되면 초기 개발 비용은 적게 들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보면 유지보수나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네이티브앱을 이길 수 없습니다.

많은 은행들이 IT 개발이나 운영을 외주로 운영하고 있다보니 아직도 사용자경험에 깊은 고민을 하지 않고 있다고 보입니다. 



:: 기존 은행들도 몇년전 변화를 준비했었습니다.


  사실 기존은행들도 이러한 변화를 준비 했었습니다.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 서비스가 송금이나 환전에서 향 후 금융산업에서 굉장히 중요한 플랫폼임을 인지한 전통 은행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똑똑한 사람들이 은행에 많이 모여있고 미래 시장을 분석하는 팀에서 이러한 변화는 당연히 알고 있었겠죠.


카카오가 은행서비스에 고민한 만큼 메신저 서비스에 대해 고민했을까?


일례로 우리은행은 위비톡 이라는 자체 메신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많은돈을 들여 시장에 안착 시키려고 했었습니다. 메신저 안에서 송금, 환전, 포인트 등의 우리은행 기능과 통합하여 이러한 시장변화에 대응하려 했었습니다.


하지만 주변에 위비톡을 카카오톡 대체나 일반적인 업무에 사용하는 사람은 주변에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전세계시장에서 카카오톡 보다 더 잘나가는 네이버-라인 도 한국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한자리에 가까운게 이쪽 시장이다 보니 IT 회사도 아닌 금융그룹에서 진행하는 IT, 메신저 서비스는 사람들에게 큰 매력이 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홍보방식 역시 기존 은행들의 상품들 처럼 행원들을 압박하여 지인을 통한 추천인 가입을 시킨다던지, TV CF 광고, 경품 등의 전통적인 방식을 사용 하였습니다. 사실 이러한 전통적인 방식의 광고-홍보는 실제 IT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려는 20-40대에게 그다지 쿨한 앱으로 받아드려지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대기업 높은분 께서 내린 지시로 어쩔수 없이 만든 기존 은행앱의 느낌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지인 추천을 해서 가입을 시킨들 그게 무엇이 중요 했을까요?? 




신한은행 역시 SOL 이라는 브랜드로 산하 브랜드로 운영을 하여 기존 서비스들의 변화를 도모 했지만 실제 사용하는 앱의 사용성은 기존 은행앱들과 별 차이점이 없어 SOL 서비스 이용은 사람들이 여행갈때 환전우대를 위해서만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저도 지인의 도움 요청으로 계좌를 개설하긴 했지만 기존 은행서비스와 다른점을 느끼지 못해 사용을 안하고 있습니다. 


모 은행의 오픈뱅킹 앱 평가. 기존 앱이 아닌 카카오뱅크 처럼 개선한 앱의 평가가 이모양이다. <출처 플레이 스토어>


최근에는 카카오뱅크의 앱의 디자인과 사용성을 카피한 은행앱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말그대로 디자인만 따라하고 있을뿐 근본적인 사용성에 대해서 큰 차이가 납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별점과 리뷰만 확인해도 고객들의 반응을 알 수 있습니다. 카카오뱅크(별점 4.5) 역시 개선점에 대한 요구사항과 비난이 없는건 아니지만 기존 은행들의 수많은 앱들이 대부분 별점이 2점대에 그치고 있는것만 봐도 소비자에게 얼마나 다르게 다가오는지 알 수 있습니다.




:: 이제 금리를 보고 은행을 가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카카오뱅크 주주구성, KB 국민은행의 10% 가 인상적이다.



서두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현재 은행들은 파생상품 판매에 대한 비난과 동시에 금리인하로 인한 예대마진 하락의 양쪽압박을 동시에 받고 있습니다. 상품을 팔면 위험한 상품을 고객에게 판매했다는 비난을 받고 투자은행이 아닌이상 직접투자 영역은 일반 은행에서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이자수익을 늘리면 예대마진으로 단순 장사 한다는 비난을 받습니다.

그 와중에 금융위기 이후 실적은 견실했고 이익은 계속 증가 하였습니다. 현재 주식시장에서 은행업계의 평가는 현재 돈을 잘 벌지만 향후 미래의 성장성이 없다는 이유로 가치를 평가절하 당하고 있습니다.


토스 역시 카카오뱅크 같은 인터넷 은행을 준비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컨소시움을 했지만 결국 결렬되었다.



이제 은행에 돈을 넣는 이유는 이자로 돈을 불리는 목적 보다는 내 원금을 안전하게 지키고 다양한 결제서비스를 이용하게 만드는 개념으로 완전히 넘어갔습니다. 이 다양한 서비스의 핵심은 인터넷상 결제 및 서비스 이용이겠죠.


 금융의 중심은 인터넷으로 넘어간다 몇년전 은행들의 변화 예측은 정확했습니다. 하지만 해보지 않은 서비스를 외주를 통해 개발하여 직접 운영하려 했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라는 말 처럼 네이버, 토스나 카카오뱅크 같은 인터넷 금융 사업자들과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은행들이 단순하게 앱만 똑같이 개발한다고 해서 금방 그 격차나 개발속도를 따라 잡을 수 없습니다. 


기존 은행은 너무 거대하고 많은 서비스를 제공해야기 때문에, 그리고 윗분들의 승인과 눈치를 보고 사업을 진행해야기 때문에 절대 인터넷 사업자들의 속도와 혁신으로 은행을 운영할 수 없습니다.  


KB 국민은행이 카카오뱅크에 직접투자를 한 것 처럼 인터넷사업자에 직접적으로 지분을 투자하거나 컨소시움을 통해 기존 은행업과 인터넷은행 모두 대응해야지 않나 생각됩니다. 신한은행 역시 토스와 컨소시움에 참여 했지만 결국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컨소시움이 깨지고 말았죠.




아마 이러한 변화에 타지 못한 은행은 5년후 사용자들의 선택을 받지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카카오뱅크 + 페이 에 단순히 월급통장 역할만 한 후 적금이나 예금같은 돈들은 카카오뱅크 나 토스뱅크로 빠져나갈지 모를 일 입니다. 앞으로 돈을 벌 주축인 10대-20대는 기존 은행보다 카카오뱅크가 더 익숙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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